창세기 3장 설교 말씀은 인간이 에덴 동산에서 완전히 타락한 것에 대해서 하나님이 말씀한다. 창세기 3장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고 에덴 동산에서 살게 했는데 뱀의 미혹을 받아 선악과를 먹고 죽게 되었다. 이때부터 인간에게는 원죄와 자범죄가 들어왔다. 성도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원죄와 자범죄를 해결했다.
I. 뱀의 유혹 3:1-5
(1) 시험하는 자는 뱀의 모양을 한 사단이었다.
1) 하와를 유혹한 자는 사단이었음이 분명하다. 마귀, 곧 사단은 옛 뱀(계12:9)으로서 처음에는 빛의 천사로 창조되어 하나님의 보좌를 직접 시중들던 자였으나 죄로 말미암아 첫 번째 상태에서 타락하여 하나님의 왕권과 위엄에 반항하게 된 자이다. 사단은 자신이 인간을 멸망시킬 수는 없지만 타락시킬 수는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사단의 계략은 우리의 첫 조상으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과 그들의 하나님 사이를 이간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사단은 이 계교로써 온 인류의 목덜미를 움켜잡아 단번에 내리친 셈이 된 것이다.
2) 사단은 뱀의 모양을 취하고 있었다. 여기서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 위험스런 많은 유혹들은 매혹적인 색채로 덧입혀져서 우리에게 다가오며 마치 위로부터 오는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사단도 광명의 천사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뱀은 간교한 피조물이다. 뱀의 간교함을 보여 주는 실례는 많이 있다. 사단에게 있어서 거룩하지 못한 간교함보다 더 자신과 자신의 관심사에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2) 시험받은 사람은 여자였다. 그녀는 지금 남편에게서 멀리 떨어져 홀로 금지된 나무 가까이에 있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다음 네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1) 보다 연약한 그릇을 유혹하는 것이 사단의 간계였다.
2) 그녀는 홀로 있을 때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것이 그의 계략이었다. 혼자 있음으로 해서 큰 유혹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러나 성도의 교제를 통하여 우리는 힘과 안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3) 그는 그녀가 금단의 나무 곁에 있는 것을 보고는 그 기회를 이용하였다. 아마도 그녀는 단지 자기 호기심에 이끌려 그 나무 열매를 주시하고 있었을 것이다. 금지된 열매를 먹지 않을 사람들은 결코 그 나무 곁에 가까이 가지도 않을 것이다.
4) 사단은 하와를 유혹하였는데 이는 하와를 통해서 아담을 유혹하고자 함이었다.
(3) 시험 자체와 그것의 인위적인 조작 : 마귀가 노린 것은 하와를 설득하여 금지된 열매를 따먹게 하는 것이었다. 이 일을 이루기 위해서 그는 지금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그 방법을 썼다. 그는 그 열매를 따먹는 것이 죄인지 아닌지를 물었다(1절). 그는 그 열매를 따먹는 데에는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하였다(4절). 그는 그 열매를 따먹음으로써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5절). 이런 것들이 사단이 흔히 쓰는 화술이다.
1) 사단은 이 열매를 따먹는 것이 죄인지 아닌지를 그리고 이 나무의 열매가 참으로 금지되었는지를 물었다.
①뱀이 여자에게 물어 가로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 더러 먹지 말라 하시더냐(1절). 이 첫마디 말을 보면 이 앞에 어떤 말이 있었던 것을 암시하는데 아마도 하와가 스스로에게 한 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단이 그 말을 포착하고서 거기에다 이 질문을 던진 것이다. 여기서 다음 세 가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 사단은 처음에 자신의 의도를 밝히지 않고 아무 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질문을 던진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참말이냐?
하나님이 이 나무의 열매를 따먹지 말라고 하셨느냐?”둘째, 그는 마치 하나님께서 이 나무뿐만 아니라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도 금하신 것처럼 하나님의 명령을 그릇되게 인용한다. 셋째, 그는 이 말을 할 때 그녀가 이 나무 만지기를 꺼려하는 것에 대해 그녀를 조롱하며 나무라는 듯이 이 말을 하는 것 같다. 넷째, 하나님의 법이 불확실하고 불합리한 것처럼 말하며 하나님의 백성들로 죄를 짓게 만드는 것이 사단의 간교함이다.
②하와는 이 질문에 대답하는 가운데 그에게 그들이 지켜야 하는 법을 분명하고 완전하게 설명한다(2,3)절. 여기서 다음 네 가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 뱀과 대화를 시작한 것은 그녀의 연약함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경멸과 혐오감을 가지고 단호히 거절해야 할 유혹과 상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적과의 타협을 타진해 보는 수비대는 머지 않아 항복하고 마는 법이다. 둘째,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자유를 기억한 것은 그녀의 지혜였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의 창조주의 덕택으로 나무의 열매를 먹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들은 풍성하고 다양하다.” 셋째, 그녀가 그 명령을 굳게 붙잡고 그것을 의심할 여지없이 확실한 것으로 충실하게 반복한 것은 그녀의 결의를 보여 주는 태도였다. “이 나무의 열매를 결코 먹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나무를 만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것은 아주 엄하게 금지되었다. 이 금지의 권위는 우리에게 신성한 것이다.” 넷째, 그녀는 그 경고에 대해서는 약간 흔들렸던 것 같다. 그러므로 그녀는 단지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는 말씀 만을 뱀에게 전했던 것이다.
2) 사단은 그 열매를 먹는 데에 어떤 위험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 비록 명령을 어기는 것이 될지라도 형벌은 전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4절). 이 말은 다음 두 가지 뜻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너희가 죽으리라는 것이 확실한 것은 아니다.” 사단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의심하고 다음에는 부인하도록 가르친다.
사단은 사람들을 처음에는 회의론자로 만들고 이어서 차차 무신론자로 만든다. 둘째,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너는 분명히 죽지 않을 것이다.” 사단은 하나님께서 경고를 확정할 때 사용했던 단호한 말투를 그대로 본따 그것에 대한 자기의 부인을 확언한다. 그는 사람들을 자신과 같은 처지로 끌어들이기 위해 자신의 불행을 감추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죄인들을 속여 파멸로 이끈다. 사람들은 누구나 벌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언제나 죄를 범한다.
3) 그는 사람들에게 그 열매를 먹음으로 말미암아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약속한다(5절). 만일 그가 그들에게 자신들을 더 낫게 만들 커다란 가능성을 제시하지 않았다면 그들을 설득하여 자신들을 파멸시킬 위험을 무릅쓰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①그는 그들이 이 나무의 열매를 먹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대단한 향상을 그들에게 넌지시 비춘다. 그리고 그는 그 시험을 그들이 그 당시 처해 있었던 순순한 상태에 적합하도록 꾸며서 그들에게 지적인 만족과 기쁨을 제안한다. 이것들은 바로 그가 자신의 갈고리를 숨기기 위해 감쌌던 미끼였다. ㉠너희 눈이 밝아. “너희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고의 능력과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또한 너희는 지금보다도 사물을 더 깊이 꿰뚫어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과 같이, “엘로힘, 즉 전능하신 하나님과 같이 되어 전진할 뿐만 아니라 전능하기도 할 것이다.” ㉢”선악을 알 줄을. 즉 “알 만한 것은 무엇이든지 다 알게 될 것이다.”
그는 유혹의 이러한 면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 나무에 붙여진 이름까지도 악용한다. 즉 그는 마치 이 나무가 선과 악의 속성들, 종류 그리고 그 기원에 대해 이론적으로 관념적인 지식을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처럼 그 이름을 곡해하여 말한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즉시 발생할 것처럼 말한다. ”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갑작스럽게 그리고 즉시로 보다 나은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는 이런 모든 암시들을 통해서 첫째로 그들이 자기들의 현재 상태를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며, 둘째로 마치 그들이 신이 되어야 마땅한 것처럼 그들로 하여금 터무니없이 높은 위치를 꿈꾸도록 꾀었다.
②그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이 열매를 먹지 말도록 금하신 데에는 좋지 않은 의도가 있다고 그들을 선동한다. 마치 하나님께서 그들이 그들의 힘을 알고 자신을 대항하게 될까 봐 그들에게 그 나무의 열매를 먹지 못하게 하신 것처럼 말한다. 이 점에 대해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은 하나님께 대한 커다란 모욕이었다. 그것은 실로 그에게 끼쳐질 수 있는 최대의 모욕이었다. 이 말은 마치 그가 자기의 피조물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으로서 그의 능력을 모욕하는 말이었다. 더군다나 이 말은 마치 그가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미워하며 친히 지으신 자들을 행복하지 않게 하려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으로서 그의 선하심을 모욕하는 말이었다.
㉡이 말은 그들과 하나님 사이를 틀어지게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의 첫 조상들에게 극히 위험스러운 올가미였다.
Ⅱ. 유혹에 넘어가 죄를 범함 3:6-8
사단은 계략으로 요새를 함락시킴으로써 마침내 자기의 목적을 달성한다.
1. 그들로 범죄하도록 유인한 요소들(6)
(1) 그녀는 이 나무에서 다른 나무들보다 해로운 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 나무의 열매도 다른 나무의 열매처럼 먹기 좋게 보였다. 그런데 어째서 이 나무의 열매는 다른 나무들과는 달리 먹지 말아야 하는가? 우리는 종종 우리의 감각을 만족시키려는 과도한 욕망으로 인해 함정에 빠져들곤 한다. 이 나무의 열매는 금지되었기 때문에 더욱 탐스럽게 보였다. 우리 속에는(즉 우리의 육신 속에는, 또한 타락한 우리의 본성 속에는)모순된 묘한 심리가 있다. 사람들은 금한 것일수록 더욱 하고 싶어한다.
(2) 그녀는 이 나무에는 다른 나무들보다 더 많은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즉 이 나무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나무라고 생각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지혜를 잘못 생각해서 쓸데없는 지식을 알고자 하는 갈망이 많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해롭고 파괴적인가를 보게 된다. 그렇게 많은 것을 알고 있던 우리의 첫 조상들이었지만 그들은 한 가지 사실만은 알지 못하였다. 즉 그들은 자기들이 알아야 할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은 모르고 있었다.
2. 타락으로 치닫는 범죄의 단계들(6)
(1) 그녀는 보았다. 그녀는 허망한 것을 바라보는 데에서 눈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금지된 열매를 즐거이 바라봄으로써 유혹에 빠져들어 갔다. 많은 죄가 눈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유의하라.
(2) 그녀는 땄다. 이것은 그녀 자신의 소행이었다.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마귀가 그 열매를 따서 그녀의 입에 넣어 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직접 그 열매를 땄다. 사단은 유혹을 할 수는 있으나 강요하지는 못한다. 그는 우리가 스스로를 망치도록 우리를 꾈 수는 있으나 직접 우리를 망치게 하지는 못한다(마 4:6).
(3) 그녀는 먹었다. 아마도 그녀는 그 열매를 보았을 때에는 따려고 생각지 않았고 땄을 때에는 먹으려고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일이 이렇게 된 것이다. 죄의 길은 내리막길이라는 사실을 주의하라. 사람은 일단 하려고 마음먹을 때는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법이다. 죄를 짓고자 하는 마음은 첫 번부터 눌러 버려야 한다. 그러한 감정은 애초에 없애 버려야 한다. “해악은 싹틀 때에 잘라 내야 한다.”
(4) 그녀는 ‘자기와 함께 한 남편에게 주었다.’ 그녀는 뱀이 자기에게 사용했던 것과 똑 같은 논법으로써 그를 설득하며 그에게 열매를 주었다. 또한 여기에다 덧붙여 말하기를 그녀 자신이 직접 그 열매를 따먹었는데, 죽기는커녕 아주 즐겁고 기쁜 일이었다고 하였다. 사람은 죄를 짓고 나면 이내 유혹하는 자가 되게 마련이다.
(5) 아담도 먹었다. 자기 아내가 귀찮게 졸라 대자 넘어가고 말았다. 하나님께서 먹을 수 있도록 허락하신 생명나무는 소홀히 하고 먹지 못하도록 금하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었다는 데서 아담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베푸신 은총을 멸시하고 그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금지하신 것에 더욱 관심을 표명하였음을 명백히 드러내었다. 그는 스스로 자기의 주인이 되려고 하였다. 즉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지려고 하였고 기뻐하는 바를 행하려고 하였다(롬 5:19). 인간의 본성은 우리의 첫 조상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져 있었다. 그러므로 이후로 그것은 죄책으로 인한 권리 박탈과 불명예의 오점 그리고 죄와 부패의 유전적인 질병을 안은 채 그들로부터 후손에게 전하여질 수밖에 없었다. 이것을 볼 때 아담의 죄가 별로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3. 범죄의 즉각적인 결과들(7,8)
(1) 처음에 부끄러움이 그들을 사로잡았다(7절).
1) 그들의 마음속에 발생한 강한 양심의 가책 : 그들의 눈이 밝아. 이 말은 육신의 눈이 떠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양심의 눈이 열리고 그들을 괴롭혔다는 의미이다. 그들이 금지된 열매를 먹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 그들은 뒤늦게 서야 잃어버린 행복을 알았고 이제는 비참의 도가니 속에 빠져 버리게 되었음을 알았다. 그들은 자기들의 지체 속에 다른 한 법이 있어 마음의 법과 싸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성경 본문은 우리에게 그들이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을’ 알았다고 말한다. 이 말은 다음 두 가지고 생각해 볼 수 있다.
①그들은 벗었다. 즉 그들이 낙원의 상태에서 누리던 모든 명예와 기쁨을 빼앗겼다. 그들은 무장 해제를 당했다. 즉 그들을 보호해 주던 모든 것이 그들에게서 사라졌다.
②그들은 부끄러웠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늘과 땅과 자기들의 양심으로부터 멸시와 비난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우리는 첫째로 죄가 얼마나 수치스러운 것이며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죄는 용납되는 어디에서나 해악을 일으키게 마련이다. 둘째로 우리는 사단이 얼마나 간교한 사기꾼인가를 알 수 있다. 그는 우리의 첫 조상들을 유혹할 때 그들에게 그들이 눈이 밝아질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의 말대로 그들의 눈이 밝아지기는 하였으나 그들이 생각했던 것과 같이 되지는 않았다. 그들은 그들의 부끄러움과 슬픔에 대해 눈이 밝아진 것이다.
2) 그들이 이러한 가책들을 누그러뜨리고 그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취한 딱한 임시 방편 : 그들은 최소한 서로 자기들의 부끄러운 부분을 가리기 위해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혹은 꿰매어 ‘치마를 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대체로 죄를 범한 사람들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볼 수 있다. 그들은 다음의 두 가지 점에서 어리석음을 드러냈다.
①그들은 하나님에게서 용서를 얻기보다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을 차리기에 더 급급했다.
②사람들이 자기들의 죄를 가리우고 가볍게 하기 위해서 끌어들이는 구실들은 헛되고 하잘 것 없는 것들이다. 무화과나무 잎으로 만든 치마처럼 그들은 문제를 결코 더 낫게 해결하지 못하고 더 악화시키기만 하였다. 이와 같이 숨겨진 부끄러움은 더욱더 수치스럽게 드러낸다.
(2) 금지된 열매를 따먹자 즉시 두려움이 그들을 사로잡았다(8절). 여기서 다음 두 가지 점을 살펴보자.
1) 그들이 두려워한 까닭은 무엇이었는가? 그들은 날이 서늘할 때에 동산에 거니시니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들이 두려워하게 된 것은 재판장이 가까이 오셨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죄 지은 양심에게만 두려움을 주는 방식으로 오신다. 그는 모든 두려움이 갑절이나 더 강하게 느껴지는 밤에 오시지 않고, 날이 뜨거울 때도 오시지 않고, 날이 서늘할 때 오셨다. 이는 그가 타오르는 진노 가운데서 오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의 음성을 들었다. 필시 그 음성은 하나님께서 엘리야를 찾아와 물으셨던 때와 같이 작고 조용한 목소리였을 것이다.
2) 그들이 두려워한 결과와 증거는 무엇이었는가? 아담과 그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 참으로 슬픈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두려운 존재가 되었다. 그러므로 자기들끼리도 설에게 공포가 되고 말았다는 것도 놀랄 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들 자신의 양심이 그들을 비난하고 그들의 죄를 그들 앞에 있는 그래도 드러내 보였다. 그들이 만든 무화과 나뭇잎 치마는 그들의 기대를 저버렸고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자신들의 죄를 알고 나자 그들은 감히 심판대 앞에 설 수 없었으므로 공의로부터 도망을 쳤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 점을 볼 수 있다.
①유혹자의 허위성 : 그는 그들이 틀림없이 안전할 것이라고 그들에게 약속하였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결코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그는 그들이 아는 것이 많아지리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어찌할 줄 모르며 어디에 몸을 숨겨야 할지조차 알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그들이 신처럼 위대하고 담대하며 용감해지리라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범죄자로 드러났다.
②죄인들의 어리석음 :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에게서 숨을 수 있거나 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③죄에 따르는 두려움 : 하나님의 출현에 대한 두려움, 양심의 비난, 다가오는 걱정거리, 보다 열등한 피조물들의 공격 그리고 죽음의 엄습 등이 모든 것들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일로서 모두가 다 죄의 결과이다.
Ⅲ. 죄인을 심문하심 3:9,10
여기서는 이 탈선자들이 의로우신 재판장 앞에서 심문을 받는 것을 보게 된다.
1. 하나님께서 아담을 찾아 그에게 던진 깜짝 놀랄 만한 질문(9)
네가 어디 있느냐. 이 말씀은 네가 어느 곳에 있느냐는 뜻이 아니라 어떤 상태에 있느냐는 말이다. “네가 금지된 열매를 먹음으로써 얻은 것이 고작 이것이냐?” 여기서 다음의 두 가지 사실을 주의하자. 첫째, 아담을 찾는 이 질문은 그에게 친절을 베풀고 그를 회복시키기 위한 은혜로운 추적으로 간주될 수 있다. 둘째, 만일 죄인들이 자기들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 보기만 한다면 하나님께로 돌아오기 전까지는 안식을 얻지 못할 것이다.
2. 아담의 떨리는 답변(10)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두려워하였나이다.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수치와 두려움을 인정함으로써 자기 죄를 고백한 셈이 되었다.
Ⅳ. 그들의 유죄가 입증됨 3:11-13
이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고백으로 말미암아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잘못을 변명하고 가볍게 하려고 애쓴다.
(1) 그들은 얼마나 마지못한 태도로 고백을 하였는가? 하나님께서 먼저 남자에게 고백을 요구하셨다.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고하였느냐(11절). “네가 어떻게 해서 벗은 것을 부끄러워하게 되었느냐?”는 말씀이다.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의 실과를 네가 먹었느냐. 우리가 여기서 유의할 점은, 하나님께서는 비록 우리의 모든 죄를 다 알고 계실 지라도 그것을 우리에게서 알고자 원하시며 우리가 그 죄들을 솔직하게 고백하기를 바라신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것은 그가 어떤 사실을 아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겸손하게 하시기 위해서이다.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하신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13절). 자기들이 한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라는 것은 스스로 금지된 열매를 먹은 사람들도 함께 그것을 먹도록 부추긴 사람들에게 그들이 저지른 바를 신중히 숙고해 보게 하기 위하여 주어지는 질문이다. 금지된 열매를 먹음으로써 우리는 위대하시고 은혜로우신 하나님께 죄를 범하였다. 그 열매를 먹도록 다른 사람들을 부추기는 가운데 우리는 마귀의 일을 행하여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짓게 만들고 그들을 파멸시키는 일에 공범 노릇을 하게 된다.
(2) 그들이 고백하는 가운데 자기들의 죄를 얼마나 가볍게 말하였는가?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쓸데없는 일이었다. 그들은 죄를 심각하게 느끼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대신 죄를 변명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여기서 다음 두 가지 사실을 살펴보자.
1) 아담은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자기 아내에게 돌렸다. 아담이 가로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하게 하신 여자 그가 근 나무 실과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12절). 우리는 여기서 우리를 심판에서 구원하지 못할 것으로 말미암아 죄를 짓는 일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배워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절친한 친구를 기쁘게 하기 위하여 자신의 양심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거나 하나님을 노여우시게 하는 일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아담의 행위 중 가장 악한 점은 아니었다.
그는 책임을 자기 아내에게 뒤집어씌울 뿐만 아니라 은근히 하나님 자신을 비난하기 위해 그 말을 한다. 그는 하나님도 자기 죄의 공범자였다고 넌지시 말한다. 즉, 하나님께서 그에게 여자를 주셨고 그 여자가 자기에게 그 열매를 주었다는 식으로 말한다. 시험받은 자들은 하나님께 시험받았다고 생각하는 묘한 경향이 있다. 즉, 그들은 하나님의 은사를 잘 사용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법을 어긴 죄는 용서받을 수 있는 것같이 생각한다.
2)하와는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뱀에게 돌렸다. 뱀이 나를 꾀었으므로, 죄란 아무도 인정하려고 들지 않는 더러운 것이며 수치스러운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 두 가지 점을 배워야 한다.
① 사단의 시험은 모두가 속이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바는 모두가 거짓이며 그가 유혹의 미끼로 사용하는 것은 모두가 사기이다. 죄는 우리를 혹하게 하며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를 속인다. 마음이 강퍅해지는 것은 죄가 사람을 속이기 때문이다. 로마서 7:11;히브리서 3:13을 보라.
②사단이 간교하다고 해서 우리의 죄가 정당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그가 시험하는 자일지라도 죄인들은 우리이다. 사실 우리를 미끄러지게 하고 유혹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정욕이다(약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