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1장 주석성경말씀은 솔로몬의 기도와 번영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기브온 산당에서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렸습니다. 하나님이 기뻐서 솔로몬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했습니다. 솔로몬은 지혜를 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혜를 구한 것이 마음에 들어서 구하지 않은 부와 명예도 함께 주셨습니다.
솔로몬의 기도와 번영(대하1:7-17)
=====1:7
이 밤에 하나님이…나타나사 – 솔로몬이 기브온에서 일천 번제를 드리고 난 그 날 밤에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는 본문(7-13절)은 대체로 왕상 3:4-15의 내용과 일치한다. 그러나 두 기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1) 열왕기서는 다윗과 관련한 솔로몬의 고백을 비교적 상세히 기록하고 있는 반면에(왕상 3:6, 7) 본문은 그 중 중요한 부분만 요약 기록하고 있다(8, 9절). (2) 열왕기서는 솔로몬의 지혜로움을 높이 부각시키고 있으나(왕상 3:11, 12) 본문은 그가 하나님 앞에 합당한 왕임을 강조하고 있다(11, 12절). (3) 열왕기서는 솔로몬이 꿈을 꾼 것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나(왕상 3:5) 본문은 그날 밤에 주신 꿈을 계시의 차원에서 기록하고 있다(7절). (4) 열왕기서는 순종의 대가로 ‘네 날을 길게 하리라'(왕상 3:14)는 신명기적 축복을 기록하고 있으나 본문에서는 그것이 생략되어 있다(Curtis).
=====1:8
큰 은혜를 나의 아비 다윗에게 베푸시고 – ‘은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헤세드’는 대개 언약에 충실한 여호와의 신실성을 의미한다(신 7:9, 12; 왕상 8:23). 그런데 여기서 이는 하나님께서 이전에 다윗에게 언약하신 바, 곧 솔로몬이 다윗을 계승하여 왕이 되리라는 언약에 충실하셨음을 가리킨다(대상 22:9). 이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왕상 3:6 주석을 참조하라.
=====1:9
허(許)하신 것을 이제 굳게 하옵소서 – 본절에 기록된 솔로몬의 기도는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언약하신 영원한 집과 나라와 그 나라를 이을 아들에 관한 언약의 내용과 연관된 것이다(대상 17:11-14; 22:9). 이 언약은 솔로몬이 왕위에 오름으로써 부분적으로 성취되었다(왕상 1장). 그러나 솔로몬은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언약의 궁극적이고도 완전한 성취를 위해 기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결과론적으로 만왕의 왕 메시야로 예표되는 솔로몬이 그 실체이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다스리실 하나님의 나라의 완성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삼하 7:12 주석 참조.
땅의 티끌같이 많은 백성의 왕 – 이것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언약(창 13:6; 22:17)의 잠정적인 성취를 나타냄과 동시에 아브라함의 언약과 다윗 언약 간의 언약적 연속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일찍이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티끌같이 많은 백성을 주시겠다고 언약하셨다. 그리고 그와 동일한 언약은 구속(救贖) 역사의 진행 과정 속에서 다윗에게도 새롭게 주어져(삼하 7:8-16; 왕상 8:25) 솔로몬 때에 이르러 일차적인 실현을 보게 된 것이다. 한편 이와 같은 하나님의 언약은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예정 속에 있는 만 백성의 왕이 되심으로써 완전한 성취를 보게 되었다(계 17:14). 이러한 의미에서 솔로몬이 백성의 왕이 되었다는 사실은 그가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인물이었음을 분명히 시사해 준다.
=====1:10
지혜와 지식 – 여기서 ‘지혜'(호크마)는 단순히 기교적인 지식이나 사변적인 학식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대신 이는 하나님과 언약 백성이라는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이론적인 명철함과 실천적인 슬기로움, 그리고 도덕적인 성실함과 영적인 청결함을 총체적으로 의미하는 말이다. 이러한 지혜는 결코 세상에서 얻을 수 없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만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야말로 지혜, 곧 ‘호크마’의 근본이라 하겠다(시 111:10). 다음으로 여기서 ‘지식’은 일반적으로 지식으로서 어떤 사실이나 사물에 대한 통찰력을 가리킨다. 그런데 일국의 통치자는 반드시 이상의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어야만 하나님의 뜻에 입각, 올바로 백성들을 통치 할 수 있다. 이에 이 같은 사실을 처음부터 인식하고 있던 솔로몬은 하나님께 무엇보다도 먼저 지혜와 지식을 구하였던 것이다.
누가 능히 재판하리이까 – 여기서 ‘재판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야차’의 문자적인 뜻은 백성들 앞에 ‘출입한다’는 것이다(신 31:2; 삼상 18:13, 16; 왕상 3:7). 때문에 KJV, RSV, NASB 등과 같은 영역 성경들은 이 부분을 직역하여 ‘go out and come in’으로 번역하고 있다. 그런데 통치자가 백성들 가운데 출입한다는 것은 곧 백성들의 형편을 직접적으로 감찰(監察)하는 국정 수행과 다름없다. 따라서 본절 전체는 Living Bible이 번역하고 있듯이 ‘누가 능히 통치하리이까'(who is able to goven by himself)로 의역(意譯)함이 바람직하다.
=====1:11
본절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다. (1) 솔로몬이 구하지 않은 것 :부(富)나 재물, 존영, 원수의 생명 멸하기, 장수 등은 대체로 이방적인 요소이거나 솔로몬 이전의 다윗적 요소이다. 특히 원수의 피를 흘리며 전쟁 하는 것은 다윗의 통치시에 자주 있었던 일이다(왕상 5:3; 대상 22:8). (2) 솔로몬이 구한 것 : 하나님의 백성을 재판하기 위한 지혜와 지식, 이것은 솔로몬이 다스릴 그 나라의 성격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주의 택한 백성을 맡아 다스릴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참된 주권자이신 하나님께 무엇보다도 올바른 통치와 재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혜와 지식을 구하였기 때문이다. 10절 주석 참조. 원수의 생명 멸하기 – 여기서 ‘원수’는 비단 개인의 원수 뿐 아니라 국가의 원수도 가리킨다. 따라서 ‘원수의 생명 멸하기’란 전쟁에서의 승리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왕상 3:11 주석 참조.
=====1:12
너의 후에도 이 같음이 없으리라 –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약속하신 바는 온전히 성취되었다. 그의 지혜는 잠언서, 전도서, 아가서에서 볼 수 있고, 부(대상 22:14)와 영화(대상 29:25; 마 6:29)에 있어서도 그를 능가할 자는 아무도 없었다(Expositor’s Bible Commentary). 이에 대하여 열왕기 기자는 증거하기를 “솔로몬의 지혜가 동양 모든 사람의 지혜와 애굽의 모든 지혜보다 뛰어난지라”(왕상 4:30) 하였으며 솔로몬이 누린 부귀 영화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 하였다(왕상 4:20-28).
=====1:13
기브온 산당 회막 앞에서부터 – 여기서 다시 한번 저자는 산당이란 말 다음에 ‘회막’이란 설명어를 첨가함으로써 솔로몬 번제의 합법성을 드러내고 있다. 3절 주석 참조. 한편 왕상 3:15-28에 의하면 솔로몬은 기브온 산당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후 하나님께 감사제사를 드렸으며 창기(娼妓)의 아들과 관계된 그 유명한 재판을 시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본장에는 그 기사가 생략된 채 다만 솔로몬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이스라엘을 치리 하였다고 간략히 서술되어 있을 뿐이다. 열왕기와 역대기의 이같은 차이점은 이후에도 계속 발견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2절 주석에서 언급하였으니 참조하라.
=====1:14
솔로몬의 부귀에 대해 상술하고 있는 14-17절은 왕상 10:26-29과 병행하고 본서 9:25-28과도 부분적으로 일치한다. 한편 열왕기 저자는 기브온에서의 솔로몬의 기도에 대한 기사 다음에 왕상 4, 5장에서 솔로몬의 통치 기사와 그의 왕국의 번성함과 위대함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그러나 본문에서 역대기 기자는 이를 모두 생략하고 단순히 기브온에서의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한 역사적인 증거 만을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다. 즉, 열왕기 기자는 기브온에서의 솔로몬의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신 증거 자료를 될 수 있는 대로 충분히 소개하고 있으나 역대기 기자는 종교적 성격이 빈약한 자료는 될 수 있는 대로 생략하고 있는 것이다.
병거와 마병 – 이스라엘 역사 초기에 기록된 전쟁에서는 병거나 마병이 사용된 적이 없다. 왜냐하면 그 당시 이스라엘 영토 대부분은 산지가 많은 팔레스틴 지역에 국한되어 있었던 고로 병거나 마병의 사용이 용이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윗 시대에 와서 영토가 점차적으로 확장되기 시작하면서 병거와 마병이 이스라엘에 소개되었다(삼하 8:4; 대상 18:4). 그리고 16, 17절에 언급된 바와 같이 솔로몬은 상인들을 통해 병거와 마병을 계속 사들였던 것이다. 이를 통해서 볼 때, 솔로몬 시대에 이스라엘 군대가 얼마나 강성했는가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병거가 일천 사백이요 – 왕상 4:26에서는 병거를 끄는 말의 외양간이 40,000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본절에서는 병거가 1,400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같은 병행구들이 서로 다른 기록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서 혹자는 솔로몬이 통치 초기에는 병거 1,400과 외양간 40,000을 보유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Curtis). 그러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같은 숫자상의 차이를 필사상의 오기(誤記) 탓으로 보고 있다(Keil). 왕상 4:26 주석 참조.
병거 성에도 두고 – 솔로몬 왕의 외양간이 있는 병거성과 그밖의 성읍 건축물들은 므깃도와 하솔, 벧호론과 게셀, 바알랏 그리고 아라바의 다말 등 각처에 축조 되어 있었다. 그것들은 국경 수비를 위한 것이었는데 곧 블레셋과 에돔족 따위의 침략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왕상 4:26 주석 참조.
=====1:15
은금을 돌같이 흔하게 하고 – 솔로몬이 은과 금을 그 양에 있어서 돌같이 흔하게, 풍부하게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은 상업과 통상 무역을 통한 것이었다(왕상 10:10-22). 한편 병행 구절인 9:27과 왕상 10:27에서는 ‘금’에 대한 언급이 없다(3:5-10; 왕상 10장) 당시 솔로몬이 은 뿐만 아니라 금도 상당히 많이 소유하고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Keil).
백향목을 평지의 뽕나무 같이 많게 – 백향목(cedar tree)은 나무 결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병충해를 적게 타는 탓에 고급 건축 자재로 이용되었다. 레바논은 고대에 이러한 백향목의 산지(産地)로 유명하였는바 솔로몬은 품질이 우수한 목재인 백향목을 레바논에서 수입하였다(2:8). 그런데 이러한 백향목이 이스라엘의 평야 지대에 있는 뽕나무(대상 27:28)와 같이 흔했다는 것은 앞의 ‘은금을 돌같이 흔하게’란 말과 대구를 이루는데 이 역시 솔로몬의 엄청난 부귀를 나타낸다.
=====1:16
말들은 애굽에서 내어 왔으나 – 솔로몬은 그의 통치 기간 중 애굽의 바로의 딸과 정략(政略) 결혼을 했었다(왕상 3:1). 따라서 그 같은 혼인을 통하여 동맹 관계를 맺은 솔로몬은 애굽으로부터 말과 별거를 쉽게 수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애굽은 말과 병거의 주요 수출국 이었는데, B.C.1800년경부터 애굽을 지배하였던 힉소스 왕조가 말과 병거를 애굽에 전래시켰었다. 왕상 10:29 주석 참조. 한편 구약 시대에 언급된 말은 대개 전쟁의 무기였다.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 말을 두지 말라고 명하셨는데(신 17:16) 그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1) 이스라엘로 하여금 물질적인 군대의 힘에 의지하여 전쟁놀음을 즐기는 이방 민족과 구별된 독특한 신정 국가를 유지토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삼상 8:11). (2) 말을 사기 위해 이방인과 교류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솔로몬이 이를 어긴 것은 말년의 그의 타락과 실패(왕상 11:1-43)를 예고해 주는 일종의 전조(前兆)였다고 볼 수 있다. 왕상 10:26 주석 참조.
=====1:17
헷 사람의 모든 왕과 아람 왕들을 위하여도…내어 왔었더라 – 여기서 우리는 솔로몬이 말과 병거를 중계 무역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당시 병거는 약 은 7kg 정도, 말은 1.7kg 정도에 거래되었다. 그런데 솔로몬은 애굽에서 그 같은 가격으로 말과 병거를 사들인 후 그보다 비싼 가격으로 헷족과 아람족에게 되팔았던 것이다. 왕상 10:29 주석 참조. 한편 헷은 성경에서 자주 가나안 사람들로 언급되고 있다(창 15:20; 출 3:8, 17; 13:5 등). 그러나 그들이 거주한 지역은 주로 소아시아의 고지대나 시실리아, 갑바도기아로서 팔레스틴의 북부 지역에 해당된다. 수 9:1, 2 강해, ‘가나안의 일곱 족속’ 참조.
다음으로 아람은 다메섹과 마가, 게술, 르흡, 소바 등의 소왕국들로 이루어진 도시 국가이다. 삼하 8:3; 5, 9 주석 참조. 따라서 솔로몬이 거래한 나라는 애굽 뿐만 아니라 많은 이방 나라를 포함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실로 이러한 교류는 훗날 솔로몬이 이방의 우상 숭배 죄에 빠져들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왕상 11:4-8).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기 기자가 이러한 것들을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하신 약속(11, 12절) 성취의 증거로서 소개하고 있는 것은 이방인들과의 교류 자체가 죄가 아니라 그러한 관계를 통하여 범죄에 빠지고 마는 인간의 사악함이 죄임을 암시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