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논문 중에서 모세오경을 알기 위해서는 고대근동의 문학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고대근동에는 수메르 신화와 아카드 신화와 이집트 신화가 존재하고 있었다. 성경에 기록된 말씀들이 수메르 신화에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1. 수메르 신화들
모세오경의 내용을 담은 고대근동의 신화적 자료들의 대부분은 메소포타미아 계곡에서 나왔다. 하지만 애굽과 레반트의 문헌은 족장들과 모세 시대의 종교적 사상과 행위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수메르인의 창조 개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가장 근접한 작품들은 오직 둘 뿐이다. 크래머는 그것들에 “엔릴(Enlil)과 닌릴(ninlil) : 난나(Nanna) 의 탄생”과 “난나의 니푸르(Nippur)에로의 여행”이라고 제목을 달았다. 그것들은 “에메쉬(Emesh)와 엔텐(Enten) : 여름과 겨울 사이의 논쟁”, “픽칵스(Pickax)의 창조”, “소와 곡식”, “엔키(Enki)와 닌후르세이(Ninhursay) : 수신(水神)의 일들”, “엔키(Enki)와 수메르(Sumer) : 땅의 조직과 그것의 문화적 과정들”, “엔키(Enki) 와 에리두(Eridu) : 수신의 니푸르에로의 여행”, 그리고 “이난나(Inanna)와 엔키(Enki) : 에리두로부터 에렉(Erech)으로의 문명 양식들의 전이” 등이다.
수메르(Sumer)는 메소포타미아의 하부(下部)지역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바그다드 북쪽으로부터 페르시아 만에 이르는 지금의 이라크와 거의 일치한다. 수메르 인들은 일반적으로 B.C. 3000년대에 수메르 지역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흙 토판에 문자를 새기는 설형 문자 체계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본적으로 무엇보다 태고의 바다가 있었다. 수메르 인들이 이 바다를 영원하고 창조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지의 여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태고의 바다가 하나의 결합된 하늘과 땅을 낳았고 그것은 산으로 생각되었다. 팽창하는 가스질의 대기가 하늘과 땅을 분리시켰고 대기는 달과 해를 낳았다. 그리고 식물들, 동물들, 그리고 인간의 창조는 때때로 명령의 결과로서 그러나 더 빈번하게는 대기, 땅, 그리고 물 사이의 생산에 의해 발생했다. 자연의 다양한 양상들로서 간주된 다른 신들과 여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① “가축과 곡물 사이의 논쟁”(The Dispute between Cattle and Grain)
이 신화에 의하면 신들은 하늘의 신인 안(An)의 자녀들인 아눈나키(Anunnaki, 신들의 집단)소속 신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의복을 입히려는 목적으로, 가축의 여신인 라하르(Lahar)와 그의 누이인 곡물의 여신 아쉬난(Ashnan)을 창조한다. 그러나 아눈나키가 가축과 곡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까닭에 신들은 아눈나키를 도우려는 목적으로 인간을 창조한다.
“그 무렵에 신들의 창조의 방에서
그들의 집인 두쿠(Duku)에서 라하르와 아쉬난이 만들어지고
라하르와 아쉬난이 만든 것들을
두쿠의 아눈나키가 먹지만 충분히 소화시키지 못한다.
그들의 순전한 양 우리에서 난 훌륭한 우유를
두쿠의 아눈나키가 마시지만 충분히 소화시키지 못한다.
그들의 순전한 양 우리를 위하여
인간에게 숨(breath)이 주어진다.”
이 신화는 인간이 만들어진 목적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바, 인간은 아눈나키 집단이 그들의 양식을 잘 먹을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이다. 달리 말해서 인간은 신들로 하여금 그들의 여가를 즐기게 하면서 그들의 양식을 조달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이다.
② “엔릴과 곡괭이 창조”(Enlil and the Creation of the Pickax)
이 신화에 의하면 엔릴은 하늘과 땅을 분리시키고 땅으로부터 사람이 먹을 씨앗이 자라나게 한다. 그리고 농사짓는데 필수적인 곡괭이를 만들고 그것으로 땅을 파서 인간이 생겨나게 한 후 그 곡괭이를 인간에게 준다.
“날이 밝아오자 엔릴은 곡괭이를 만들고
곡괭이를 사용할 자의 의무들을 세웠다.
그가 팔을 뻗어 곡괭이와 광주리를 잡을 수 있도록
엔릴은 곡괭이를 찬미하기 시작했다.
그의 곡괭이는 금으로 되어 있었으며
그 날은 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로 되어 있었다.
그가 곡괭이로 땅을 팠더니
그 구덩이로부터 첫 인간이 나왔다.”
곡괭이를 땅으로부터 생겨난 인간에게 준다는 내용은 인간이 땅을 갈고 그로부터 얻는 곡물로 살아야 할 존재임을 말하며 인간은 본질적으로 노동을 위해 만들어졌음을 암시하는 수메르인들 나름의 인간 이해에 기초한 것이다.
③ “엔키와 닌마흐”(Enki Ninmah)
이 신화는 신들이 그들 스스로의 양식을 조달하기 어려워 불평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지혜의 신 엔키는 깊은 잠에 빠져 있어 그들의 불평과 탄식을 듣지 못한다. 이에 그의 어머니인 남무(Nammu)가 그를 잠에서 깨우고 엔키는 그녀에게 어떻게 하면 닌마흐(Ninhursag)여신의 도움을 받아 원시 대양인 압수(Apsu)위에 있는 진흙을 가지고 신들의 일을 거들어줄 인간을 만들 수 있는가를 가르쳐준다.
“오! 나의 어머니여, 당신이 이름 지은 자가 거기에 있나이다.
그에게 신들의 형상을 주소서.
원시 대양 위에 있는 진흙의 심장을 섞으소서.
선하고 훌륭한 장인(匠人)들이 진흙을 굳게 할 것이니
당신은 수족들이 생겨나게 하소서.
닌마흐가 여기서 당신을 도울 것입니다.
신들이… 당신이 그것을 만들 때 당신을 도울 것입니다.
오! 나의 어머니여, 그것의 운명을 결정하소서!
닌마흐가 신들의 모양을 그 위에 줄 것입니다.”
그 후 엔키는 인간 창조를 기념하는 잔치를 벌이고 이 잔치에서 엔키와 닌마흐는 지나치게 많은 술을 마신다. 닌마흐는 취한 상태에서 진흙을 가지고 여섯 종류의 비정상적인 개체들을 만들고 엔키는 그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엔키 역시 혼자서 한 인간을 만들지만 그 인간은 허약하고 불완전한 나머지 손을 뻗어 음식을 먹지도 못하며 앉거나 서지도 못할뿐더러 무릎을 굽히지도 못한다.
이 신화는 인간이 신들의 일, 곧 그들의 양식을 조달하는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또한 흙으로부터 생겨났다는 것을 아울러 말하고 있다. 여기서 분명해지는 것은 인간이 노동하고 일하는 존재라는 인식이다. 그리고 신들이 결함을 가진 인간을 만든다는 내용은 아마도 수메르 사회에 비정상적이고 병약한 사람들 내지는 무익한 사람들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
④ “두무지와 엔킴두: 목자 신과 농부 신 사이의 논쟁”(Dumuzi and Enkimdu: the Dispute between the Shepherd-God and the Farmer-God)
이 문헌은 니푸르(Nippur)에서 발굴된 것으로 그 연대는 B.C. 2천 년대 전반기에 속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태양 신 우투(Utu)는 자신의 누이인 이난나(Inanna)에게 목자 신 두무지의 아내가 되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난나는 이 제안을 단호히 거절한다. 목자 신 두무지는 이난나(Inanna)여신이 농부의 신인 엔킴두를 총애하면서 자신을 거절하자 자신의 장점을 상세히 나열하면서 엔킴두에게 먼저 싸움을 건다. 그러나 엔킴두는 싸움을 거절하고 두무지로 하여금 그의 양떼를 자기 영내 어디서든 방목해도 좋다고 허락한다. 두무지는 그 화해를 받아들이고 이난나와의 결혼 예식에 엔킴두를 초청한다.
이 신화는 내용으로 보아 창세기 4장에 있는 가인과 아벨 이야기와 비슷하다. 그러나 두 신들 사이의 논쟁은 창세기 4장의 이야기와는 정반대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살인이 아니라 화해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인에 상응하는 농부 신은 매우 온순하여 먼저 싸움을 거는 것을 싫어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신이다. 반대로 아벨에 상응하는 목자 신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신으로 나타난다.
⑤ “홍수”(The Deluge)
지상의 홍수를 기술한 단 하나의 깨진 서판이 1914년 니푸르에서 발견되었다. 그것은 여섯 단(Columns)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들 중 어떤 것도 완전하지 않다. 처음의 두 단은 이전에 있었던 인간들의 파멸과 그들의 회복과 그들을 위한 다섯 도시의 건설에 대해 말한다. 약 37줄의 중단이 있은 다음에서 어떤 이유로 해서 신들이 인간을 홍수를 통해 파멸시키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문서는 6개의 칼럼으로 이루어진 신화를 담고 있다. 이 신화의 첫 부분은 인간과 곡물 및 동물 등의 창조, 왕권의 신적인 기원, 홍수 이전의 다섯 성읍의 건립 등의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그 후 신들이 인간을 홍수로 멸절하려고 계획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지혜의 신 엔키는 신들이 홍수를 보내 인류의 씨를 말리려 한다는 사실을 당시의 경건한 왕이요 제사장인 지우수드라(Ziusudra)에게 꿈을 통해서 알린다.
40줄의 중단이 있은 다음에 설화는 칠일 주야를 지속한 홍수의 격심함을 기술한다. 태양이 구름들 사이로 비쳤을 때 지우수드라는 창을 열고 태양에게 경배하고 소와 양의 희생을 드렸다. 분명히 이 동물들은 그와 함께 배 안에 있었다.
나중에 안(An)과 엔릴(Enlil)에게서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받고 태양이 떠오르는 낙원인 딜문(Dilmun)으로 이주한다.
“우투 앞에 부복하고서
소를 죽이고 양을 잡는다 …
왕인 지우수드라가
아누와 엔릴 앞에 부복하자
아누와 엔릴이 지우수드라를 마음에 두고서
신이 가진 것과 동일한 생명을 그에게 준다.
신이 가진 것과 동일한 영원한 숨을 그에게 준다.
그러자 그들은 왕인 지우수드라를 …
건넘의 땅인 딜문, 곧 해가 떠오르는 곳에 거주하게 한다.”
이 신화는 신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대부분의 신화들과는 달리 인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으로서 유한한 인간이 신들의 은총을 입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다소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지우수드라가 신들의 거주지라고도 할 수 있는 딜문에 거주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2. 아카드 신화들
이 설화는 일곱 서판들에 새겨져 있고 그것의 내용은 다섯 번째의 서판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잘 복원되었다. 총 약 천 줄로 써 있다. 창조 과정은 수메르 신화들에서 보다 남신들과 여신들 사이의 폭력으로 많이 채워져 있다. 기초적인 관념들은 상당히 비슷하다. 이 설화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태초에 남성인 담수의 대양과 여성인 소금물의 대양이 있었는데 둘이 결합해 보다 낮은 많은 신들을 낳았고 그것들이 자연의 다양한 양상들이 되었다. 담수의 대양인 압수(Apsu)는 그의 자식들의 소음 때문에 화가나 그들을 멸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그들 중 하나인 지혜의 신이 압수를 죽이고 놀라운 폭풍우신 마르둑(Marduk)을 낳았다. 소금물의 대양인 티아맛(Tiamat)이 노해서 마르둑과 싸우기 위한 많은 용들을 낳았다.
① 바벨론의 창조신화 “에누마 엘리쉬”(Enuma Elish)
에누마 엘리쉬는 앗수르바니팔(Ashurbanipal, B.C. 668-630년) 왕의 도서관에서 발견된 7개의 토판 서사시로서 원시 대양인 압수(Apsu)와 그의 아내 티아맛(Tiamat)으로부터 비롯된 여러 신들의 출생, 신들 사이의 갈등 및 투쟁, 마르둑(Marduk) 신의 승리, 우주 만물의 창조, 인간 창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들은 킹구(Kingu)를 결박하여 그를 에아 앞에 데려가서
그에게 벌을 주고 그의 피를 거두었다.
그들은 그의 피를 가지고서 인간을 만들었다.
그(에아)는 인간에게 신들을 위한 노역을 부과하고
신들을 자유롭게 해주었다.
현명한 에아는 인간을 창조하고서
그들에게 신들의 노역을 부과했는데
그 노역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② “아다파 서사시”(The Epic of Adapa)
‘아다파(Adapa)의 서사시’는 니느웨에서 앗수르바니팔의 서고의 네 단편들에서 발견되었다. 이것은 650년경에 속하며 다른 단편들이 애굽에서 텔 엘-아마르나(Tell el-Amarna) 서판들 중에서 발견되었고 연대는 B.C. 1370년경이다.
이 설화의 내용을 요약하면 지혜의 신 에아의 사제인 아다파(Eridu 신전담당)가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남풍의 날개를 꺾자 하늘의 신 아누가 진노하여 그를 심판하기로 한다. 아누의 심판에 직면한 아다파에게 에아는 조복을 입게 한 후 그가 지켜야 할 여러 가지 수칙들을 가르쳐준다. 그러고 나서 마지막으로 그에게 아누가 죽음의 떡을 주면 먹지 말고 죽음의 물을 주면 마시지 말 것이며 의복을 주면 입고 기름을 주면 몸에 바르라고 지시한다. 심판의 자리에 선 아다파는 아누의 여러 가지 질문에 에아가 가르쳐준 대로 대답을 한다. 아누는 에아가 그 모든 대답을 가르쳐준 것을 알고서 아다파에게 생명의 떡과 생명의 물을 준다. 아다파는 에아가 하라는 대로 다 행하지만 그것이 결국은 그로 하여금 영생을 얻지 못하게 하고 만다.
“그들이 그에게 생명의 떡을 가져다주자 그는 먹지 않는다.
그들이 그에게 생명의 물을 가져다주자 그는 마시지 않는다.
그들이 그에게 의복을 가져다주자 그는 그것을 입는다.
그들이 그에게 기름을 가져다주자 그는 그것을 자기 몸에 바른다.
아누는 아다파를 보고서 웃으면서 말한다.
아다파여, 왜 그대는 도무지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가?
그대는 영생을 얻지 못하리라! 비뚤어진 인간이여!”
아다파는 신의 명령을 그대로 이행했지만 결국 영생을 얻지 못하고 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나타내는 신화이지만 신의 명령을 순종한 것이 영생 상실의 근원이라는 설명은 구약성경의 선악과 기사와 정반대의 성격을 갖는다.
③ “아트라하시스 서사시”(Atrahasis Epic)
‘아트라하시스’ 서사시는 암미사투카(Ammisaduqa, B.C. 1582-1562) 왕 때에 만들어졌거나 복사된 것으로 여겨지는 초기 바벨론판과 니느웨의 앗수르바니팔 도서관에서 발견된 신 앗시리아 판의 두 종류가 있다. 이 서사시는 인간의 죽은 신의 피로부터 만들어진다는 내용에 이어 인류를 멸절시키려는 신들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설화는 인간이 어떻게 죽임당한 신의 피와 점토로부터 창조 되었는지 와 홍수에 대한 이야기의 결합이다. 아트라하시스의 3600년 통치기간 동안 인류가 너무 많아지고 소란스러워 잠자는 하늘의 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신은 인류를 한 번은 전염병으로 그 다음엔 기근으로 전멸시키려 했지만 매번 다른 신들에 의해 방해받았다. 마지막으로 인류를 쓸어 없애기 위해 홍수를 보냈지만 신 엔키(Enki)가 영웅 아트라하시스로 하여금 갈대배를 지어 그의 가족과 많은 피조물들과 함께 살아남도록 말했다.
“땅이 넓어지고 사람들이 증가했다.
땅이 가축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신(엔릴)이 그들의 소음 때문에 방해를 받았다.
그가 그들의 소란스러움을 들었다.
그러고서는 위대한 신들에게 말했다.
“인간의 소음이 너무 커졌다.
그들의 시끄러움 때문에 잠을 못자겠다.”
엔릴은 단순히 인간 세상의 소음으로 잠을 자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인간을 멸하기로 작정하고 각종 질병과 기근을 보내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홍수로 모든 인간을 쓸어버리기로 결정하는데 엔키(에아) 신이 이를 알고서 ‘지극히 지혜로운 자’ 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아트라하시스에게 꿈을 통해 그 사실을 알리면서 갈대로 된 배를 만들어 피신하게 한다. 이 신화는 인간이 왜 멸망당해야 하느냐의 이유를 인간의 번식과 그로 인한 소음에서 찾는다. 그러나 인간의 번식과 소음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분명치가 않다.
④ “길가메쉬 서사시”(Gilgamesh Epic)
길가메쉬 서사시에는 열두 개의 서판들이 있다. 열한 번째의 서판은 홍수에 대한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이 서사시의 영웅은 길가메쉬인데 그는 삼분의 이는 신이고 삼분의 일은 사람이며 에렉(Erech)의 왕이었다. 이 설화의 처음에서 어머니 신이 점토로부터 사납고 거친 짐승들과 함께 돌아다니는 사람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한 창부의 매혹적인 매력을 통해 길들여지고 문명화되었고 길가메쉬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엔키두(Enkidu)였다.
이 서사시는 우룩(Uruk)의 성주(城主)인 길가메쉬가 자신의 친구였던 엔키두(Enkidu)를 잃고서 영생을 찾아 헤맨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홍수의 주인공 우트나피슈팀(Utnapishtim)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서 홍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홍수 설화는 수메르인의 것과 본질상 비슷한데 그 이유는 우트나피슈팀(Utnapishtim)은 수메르의 지우수드라(Ziusudra)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의 완전하게 보존된 열한 번째의 서판에 더욱 상세한 것이 기록되어 있다. 우트나피슈팀(Utnapishtim)에게 신들이 홍수를 내릴 것이고 배가 건조되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지혜의 신이었다. 그 배는 완전 입방체로 각 방향 120규빗이고 6층으로 되어 있었다.
그것은 역청으로 덮여 있었고 음식, 금, 은, 그의 가족, 장인(匠人)들, 그리고 동물들을 실었다. 폭풍우가 6일 주야 지속되었다. 배가 산의 지면에 닿았고 비둘기가, 그 다음에는 제비가, 마지막으로 까마귀가 보내졌다. 우트나피슈팀(Utnapishtim)은 희생제물을 드리고 신들이 거기에 파리들처럼 모여들었다. 신들의 욕구가 만족되자 그들은 우트나피슈팀의 운명을 놓고 싸우기 시작했다. 결국 대기의 신이 다른 신들에 의해 홍수로 인한 비난을 받았고 그는 우트나피슈팀과 그의 아내에게 신의 불멸성을 부여했다.
3. 이집트 신화들
이집트에는 수메르나 아카드에서처럼 창조에 얽힌 연속적인 이야기가 보존되어 있지 않다. 창조에 관한 이야기는 단지 단편적으로만 여러 다른 문헌들에 담겨져 있을 따름이다. 이집트인들은 일반적으로 우주 창조가 무(無)로부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원시 바다(primal sea)인 눈(Nun) 신으로부터 만들어졌다고 보았다. 그들에게 있어 원시 바다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면서도 경계선이 없는 것이요 잠재적인 풍요로 가득 차 있는 것이었다. 눈(Nun) 신은 이 원시 바다로부터 원시 언덕(primal hill)을 만듦으로써 창조 사역을 시작한다.
최근의 연구들은 이상의 것과 수메르의 신화와의 중요한 유사성들을 강조하고 있다. 본질적으로 애굽에는 신화의 네 그룹이 있다. 이것들은 왕적인 혹은 제의적인 네 큰 중심지들과 연결되어 있다. 아툼/레(Atum/Re) 설화들은 헬리오폴리스(Heliopolis)와 프타(Ptah) 설화들은 멤피스(Memphis)와 아몬/레(Amon/Re) 설화들은 테베스(Thebes)와 오그도아드(Ogdoad) 설화들은 헤르모폴리스(Hermopolis)와 연결되어 있다.
한편 멤피스(Memphis)의 창조신화인 샤바카(Shabaka, B.C. 761-701년) 문헌에 의하면 프타(Ptah) 신이 마음에서 비롯된 생각과 명령을 우주 만물을 창조한다든가 그가 창조를 마친 후에 휴식을 취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창세기의 창조 기사와 평행을 이룬다.
“참으로 신의 모든 말은 마음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혀를 통해 명하여졌다.
그리하여 모든 일과 모든 기술,
손으로 하는 행동,
발로 걷는 행동,
사지(四肢)의 모든 움직임 등은 마음에 의해 이루어지고
혀에 의해 명하여진 그의 명령을 따라 만들어졌다.”
두 번째 판은 B.C. 2000년대의 관들에서 발견된 죽은 자들의 책(the Book of the Dead)의 제 7장에 있다. 이 판은 여러 세기 동안 널리 보급되어 있었다. 만물의 생산자는 태양 원반인 아툼(Atum), 혹은 레(Re)로 묘사되었다. 또한 태초의 물이 태초의 언덕과 연결되었다. 그가 앞에 언급된 다른 몇 신들을 어떻게 창조했는지에 대해 이 판에는 어떤 언급도 없다.
이 문헌에 의하면 죽은 자들은 지하 세계로 내려가 오시리스(Osiris)와 42명의 심판관들 앞에서 심판을 받게 되는데 이 심판은 죽은 자의 심장(마음)과 깃털(정의)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심판의 모습은 결국 인간의 마음이 인간 존재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기본 인식을 그 밑바탕에 깔고 있다.
지금까지 고대근동의 문학에 대하여 연구한 바로는 모세오경에 나오는 내용들을 비슷하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홍수의 내용이라든지 가인과 아벨의 내용들을 보면 전혀 상반된 내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대근동의 문학에서 나오는 인간의 창조는 신들의 노리개 감이나 심부름꾼으로 사용하기 위해 창조한다. 그러나 성경에서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실 때 존귀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신의 성품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고 있다. 이것을 통하여 볼 때 모세오경에 나타나고 있는 내용들이 고대근동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이미 모세오경에 나타나고 있는 내용들이 허구가 아님을 증명해 주고 있다.
고대근동의 문학을 보면 인간들의 생각이 문학에 녹아져 있다. 아무의미도 없이 문학작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때 당시의 사람들의 생각들이 그 작품 속에 들어가 있다. 고대근동의 작품들에는 많은 내용들이 들어가 있는데 홍수이야기가 있고 가인과 아벨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그러면서 문학작품들의 특징을 보면 신과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런 내용들은 모세오경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모세오경도 하나님과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모세오경이 고대근동의 문학작품과 다른 점은 구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고대근동의 문학작품들은 신이 인간을 만든 목적이 노예처럼 일을 시키거나 신의 필요성에 의하여 하나의 물건 개념으로 창조하지만 모세오경의 내용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로 창조하셨다.
인간을 노리개 감이 아닌 하나님과 같은 형상의 인격체로 창조하신 것이다. 세상의 신들은 자신을 화나게 했다고 멸망시켜 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했어도 구원하시기 위하여 자신의 독생자 예수그리스도를 이 땅으로 보내주셔서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게 하시는 것이다. 이것이 고대근동에 나타나고 있는 신들과 하나님과의 차이점이다. 이미 이런 문학작품들이 고대근동에서 발견된 것을 통하여 성경은 허구가 아닌 실제적이라는 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