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실인으로 선택받은 세례 요한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본문은 누가복음 1장 8절부터 17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이 본문은 하나님의 구속사적 계획 속에서 세례 요한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말씀입니다. 특히 요한이 나실인으로 선택받았다는 사실과, 그 사명이 단순한 인간적 역할이 아니라 구속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그 안에서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을 살펴보겠습니다.
1. 사가랴의 제사장 직무와 하나님의 계획
누가복음 1장 8절에서 사가랴가 그 반열의 차례대로 하나님의 성전에서 제사장 직무를 수행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가랴는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직무를 맡은 제사장으로, 성전에서의 그의 역할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적 계획의 일부였습니다. 당시 제사장의 직무는 단순한 의식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제사장은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보자 역할을 수행하며, 백성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성전에 서는 자리였습니다.
사가랴가 이 직무를 수행하던 그때, 하나님은 그의 삶과 아내 엘리사벳을 통해 놀라운 구속사적 계획을 이루실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하나님께서 세상의 구원을 위한 계획을 인간의 일상 속, 심지어는 사가랴의 제사장 직무와 같은 평범한 상황 속에서도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신앙생활 속에서도 하나님은 평범한 일상의 자리에서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우리가 맡은 직무와 역할이 작다고 여기지 말고, 하나님이 사용하실 통로로 쓰임 받는다면 그것 자체가 구속사적 사명의 일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2. 제비를 뽑아 성전에 들어가는 의미
누가복음 1장 9절에서 사가랴는 제사장의 전례를 따라 제비를 뽑아 성전에 들어가 분향하게 됩니다. 여기서 ‘제비를 뽑는다’는 행위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제사장이 선택됨을 의미하며, 단순한 행운이나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이루시는 일임을 보여줍니다.
사가랴가 선택되어 성전에 들어가 분향할 때, 그 순간 하나님은 그에게 천사를 보내어 요한의 탄생과 사명을 미리 예고하십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삶과 사건 속에 깊이 관여하시며, 구속사적 계획을 이루시는 섬세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전에 들어가 분향한다는 것은 단순히 향을 피우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 기도와 간구를 드리는 상징적 행위입니다. 향의 연기처럼 우리의 기도와 믿음이 하나님 앞에 닿을 때, 하나님은 그를 통해 자신의 계획을 이루십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와 예배 역시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통로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사가랴에게 나타난 천사
누가복음 1장 11절에서 주의 사자가 사가랴에게 나타납니다. 천사는 향단 우편, 즉 성전의 오른쪽에 서 있었습니다. 성경에서 오른쪽은 권능, 능력, 하나님의 보호와 심판의 상징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마가복음 16장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실 때 제자들에게 오른손을 펴는 모습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오른쪽은 하나님의 구속사적 권능과 연결됩니다.
천사가 나타나 사가랴에게 요한이 태어나게 될 것과 그 사명을 알릴 때, 사가랴는 놀라며 두려워합니다. 인간의 약함과 두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은 자신의 계획을 이루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우리는 때로 하나님의 크신 계획을 이해하지 못하고 두려워할 수 있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시며 계획을 성취하십니다.
4. 요한의 탄생과 사명
누가복음 1장 13절에서 천사는 사가랴에게 말합니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 주리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 요한은 단순한 아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미리 계획하신 나실인으로, 구속사적 사명을 수행할 사람입니다.
요한의 사명은 누가복음 1장 15절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됩니다. 그는 주 앞에 큰 자가 될 것이며,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않고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받게 됩니다. 나실인으로 구별된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 금욕이 아니라, 하나님께 완전히 헌신된 삶을 의미합니다. 요한은 태어나면서부터 하나님께 바쳐진 사람으로, 이스라엘을 주께로 돌아오게 하는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요한의 삶에서 나실인의 구속사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인간의 힘이나 지혜가 아니라, 성령 충만함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는 도구가 됩니다. 오늘 우리 역시 하나님께 헌신될 때, 우리의 삶은 구속사적 계획 속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재능, 직무, 환경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5.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을 받은 요한
누가복음 1장 17절에서 천사는 요한이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먼저 와서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 거스르는 자를 의인의 슬기로 돌아오게 하고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예비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 이는 회개와 구속의 사명을 상징합니다. 엘리야가 북왕국 이스라엘에서 불순종한 백성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했던 것처럼, 요한도 회개의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합니다.
-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이킴: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의미하며, 이는 구속사적 회복 과정의 일부입니다.
- 거스르는 자를 의인의 슬기로 돌아오게 함: 죄와 불순종으로 돌아선 사람들을 하나님 앞에 올바른 길로 인도합니다.
-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예비함: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을 구속사적으로 준비시키는 과정입니다.
요한은 메시아 오심을 예비하는 구속사적 도구로서 선택되었으며, 그의 삶과 사명은 하나님 나라의 계획 안에서 결정되었습니다. 우리는 요한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와 구속의 놀라운 계획을 엿볼 수 있습니다.
6. 삶에 적용
이제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 하나님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계획하신다: 사가랴가 성전에서 제사장 직무를 수행할 때 하나님은 요한을 예비하셨습니다. 우리의 일상과 직무 역시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 하나님께 헌신된 삶이 구속사의 도구가 된다: 요한은 나실인으로 선택되어 성령 충만함을 받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께 헌신될 때, 우리의 삶은 구속사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 회개와 구속의 사명을 이어받는 삶: 요한이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을 받았듯,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례 요한은 태어나면서부터 구속사적 사명을 수행하는 도구로 선택받았습니다. 우리 역시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삶 속에서 구속사적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헌신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